Is she the doctor who gave you a smile?

저가 네게 웃음을 되돌려준 사람이냐?
Is she the doctor who gave you a smile?

참으로 반가운 찬사이었다. 머나먼 장소 “산타 페” 에서 듣고온 것이었으니 말이다.
지난 몇 년 전에 우리 치과에 ‘르와나’라는 매니져가 있었다. 눈과 얼굴과 치아와 모든 것이 동글 동글하고 항상 웃으며 상냥한 분이었다.그녀는 남미 사람인 콜롬비아 출신의 남편과 사이에서 딸과 아들 을 가지고 있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었다. 그 때 딸이 막 대학에 간다고 준비를 했었으니까 사십을 갓넘는 완숙미가 넘치는 연령층의 사람이었다.
그녀는 전화를 받는 기술이 뛰어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였다. 하루는 나이가 드신 백인 여자분이 처음 우리치과에 왔다. 어떻게 우리치과를 알게 되었느냐고 물어보니, 르와나 덕분이라고 하였다. 평소에 치과에 오는 것이 너무 무서워서 좀처럼 약속하고 오기가 쉽지 않았는데 전화를 하셨다 한다. 사정 이야기를 다 듣고나서 르와나가 말하기를 일단 한번 오셔서 마음이 편하신가 확인해보시고 마음에 드시면 우리치과에 계속 오시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치 않으시면 부담없이 말씀해주시면 되겠노라고 하여 처음 약속을 받았다고 하신다. 그 분은 지금도 우리 치과에 정기적으로 6개월마다 오신다. 이번 호에 나가는 광고의 Testmonial을 써주신 분이기도 하다. 나에 대하여 치료를 성심껏 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보살피는 치과의사라고 했다. 치료비도 비싸지 않게 타당하게 받는다 하셨다. 무엇보다도 과잉치료를 하지 않고 꼭 필요한 것만을 치료한다고 써주셨다.
르와나는 엄마를 모시고 살았다. 엄마는 70세가 넘는 나이이심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일을 하셨고 좋은 치과보험을 갖고계셨다. 그녀는 엄마가 딸 르와나를 기르면서 모든 좋은 것을 다해주셨다고 말했다. 최고의 치과치료를 모두 받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주셨다 한다. 그녀의 구강 검사를 할 때 그 말의 뜻을 이해했다. 교정치료, 값비싼 그당시 흔치 않던 포셀린 인레이, 포셀린 온레이, 그리고 메탈후리 크라운이 정갈하게 입 안에 들어 있었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엄마는 위 아래 틀니를 끼고 계셨다. 너무 일찍 20 대부터 치아를 잃어서 치아를 바쳐주고 있던 잇몸이 모두 녹아서 턱뼈가 가는 막대기 처럼 얇았다. 그 엄마는 입을 꼭 다물고 웃지도 않고 크게 입을 벌려 말하지도 않았다. 아주 곱고 조용한 여자분이셨다. 너무 오랜 세월을 그렇게 사셨기 때문에 변화조차 원하지 않으셨다. 새롭게 틀니를 만들어 드리고 많은 조정과정을 통해서 겨우 적응하시게 되었다. 치료 전과 치료 후의 입모양과 웃는 사진을 만들어 드리니 정말로 액자에 넣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웃는 모습이 너무 곱고 예뻤다. 그러나 편안하게 씹으시기까지 수도 없이 달래고, 격려하고, 손보고… 참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르와나는 어느날 갑자기 온 가족이 뉴 멕시코로 이사가게 되었다고 설명하며 사표를 내었다. 평소에 그녀는 인디언 레져베이션에 들어가 영어선생님이 되고싶다고 늘 말하곤 했는데 그 조건은 아닌 것 같았다. 그곳에 이사가면 딸과같이 칼리지에 다니겠다고 말하며 그녀는 떠났다. 그 이후에 엄마는 르와나의 가족을 보내고 혼자 사시면서 정기적으로 치과에 오시고 틀니도 손을 보셨다. 그러나 그녀도 은퇴하시고 치과보험도 없어지자 뜸하게 오시다가 그냥 아스라히 멀어져 추억 속에 한 과거의 사람들이 되었다.

메모리얼 할리데이 기간에 뉴멕시코 인디언 헬스쎈터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막내아들을 남편과 함께 방문하게 되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아들과 함께 하루는 ‘캐년 드 쉬에’ 라는 모뉴멘트에 그리고 다른 하루는 “싼타 페”에 투어를 했다. 싼타페는 옛날과 현재가 만나고 백인의 역사와 인디언의 역사가 맛물려 있는 예술의 도시이다. 싼타 페의 관광의 중심인 대성당(Cathedral) 앞, 돌로 장식된 거리에서 낫익은 한 사람을 딱 만난 것이었다. 어어어… 이게 누구? 바로 르와나의 엄마이셨다. 옆에 있던 누이동생이 대뜸 나를 가리키며 ”저가 네게 웃음을 되돌려준 의사냐?(is she the doctor who gave you a smile?)” 했다.
정말로 나를 행복하게 해준 한마디.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처음보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한마디였다. 멀고 먼 10 시간의 운전이 아깝지 않고 보람차게 내 마음에 흡족함을 준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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